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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사 출신 의원 잇단 ‘회계기본법’ 발의…직역 편향 입법 논란 확산

박찬대 이어 최은석 의원까지 법안 발의…한국세무사회 “특정 자격사 이익 위한 입법 시도”
획일적 회계기준·국가회계위원회 신설 논란…중소기업·공공부문 부담 가중 우려

theTAX tv 채흥기 기자 | 박찬대 의원에 이어 최은석 의원까지 회계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잇따라 「회계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하면서 특정 자격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직역 편향 입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는 앞서 한국공인회계사회 주도로 추진되는 「회계기본법(박찬대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215377)」 제정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특정 자격사 이익만을 대변하는 입법 추진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박찬대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지 두 달여 만인 지난 2월 26일, 최은석 의원 역시 「회계기본법안(의안번호 2217046)」을 추가로 발의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두 법안은 회계투명성 제고를 명분으로 회계기준 수립·감독·감사를 하나의 체계로 통합해 특정 자격사에게 과도한 권한을 집중시키려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리·비영리 기업, 공공기관, 학교법인, 공동주택 등 다양한 영역에 분산된 회계 관련 법제를 하나의 획일적인 회계기준과 감독 체계로 통합하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계는 경제주체의 목적과 재무 구조에 따라 기준과 판단이 달라져야 하는 전문 영역으로, 투자자 보호 중심의 영리기업 회계와 예산 집행의 공정성이 중요한 비영리·공공부문 회계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접근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박찬대 의원안은 국무총리 산하 ‘회계정책위원회’를 설치해 회계기준 승인, 감리, 시정 권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뒤이어 발의된 최은석 의원안은 회계정책 수립과 회계기준 설정, 감독과 집행까지 총괄하는 ‘국가회계위원회’ 설치를 통해 더욱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최은석 의원안은 회계 처리기준과 감사기준을 해당 위원회가 사전 승인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회계기준 제정 권한을 회계사들이 직접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무자본 특수법인 형태의 ‘회계감독원’ 설립까지 추진하면서 회계사 업계에 권한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회계기준 통합에 따른 시스템 개편과 감사 체계 변경, 공시 의무 확대 등이 중소기업과 공공기관, 사회적 기업에 과도한 비용 부담과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공인회계사의 외부감사 대상은 대기업과 상장사 등 전체 기업의 약 0.3% 수준에 불과하지만, 법안이 시행될 경우 비상장기업과 공공법인까지 동일한 회계·감사 기준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법안이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특정 자격사 단체 중심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6일 열린 ‘회계기본법 제정 공청회’에서도 발제자와 토론자가 대부분 회계사 및 회계사회 관계자로 구성됐으며, 규제 대상이 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공익법인 관계자와 세무사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구재이 한국세무사회 회장은 “회계기본법 제정은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보다 특정 직역의 권한 독점과 시장 지배력 확대를 초래하고 사회적 비용과 갈등을 키울 위험이 크다”며 “회계 투명성은 획일적인 통제가 아니라 각 경제주체의 특성에 맞는 회계기준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때 확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계사가 담당하는 기업회계기준 적용 대상은 약 3만5천 개 기업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850만 기업은 세무사와 함께 중소기업 회계기준과 공익법인 회계기준을 준수해 왔다”며 “한국세무사회는 전국 1만7천여 회원과 7만 사무소 임직원, 그리고 세무사가 회계·세무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300만 중소기업·소상공인과 함께 특정 자격사의 이익을 위한 「회계기본법」 제정 시도를 끝까지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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