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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행정

가든파이브도, 전통시장도 무너졌는데 세금은 그대로

국세청 26년만에 간이과세 배제지역 전면 재조정
전통시장은 일반과세, 건너 대형마트는 간이과세 혜택
상권 쇠퇴 확인 집단상가 배제지역에서 제외
국세청 현장 사례로 드러난 과세 불균형, 26년 만에 손질

theTAX tv 채흥기 기자 |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수도권 대형 집단상가까지. 같은 상권 안에서도 서로 다른 세금이 적용되던 불균형이 결국 제도 개편으로 이어졌다. 국세청이 간이과세 배제지역을 26년 만에 전면 재정비한 배경에는 현장에서 확인된 구체적인 사례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방의 한 전통시장이다. 이 시장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형마트와 마주하고 있었지만, 세금은 전혀 달랐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간이과세 배제지역으로 묶여 일반과세를 적용받아야 했던 반면, 맞은편 대형마트 입점 사업자들은 간이과세 혜택을 받고 있었다. 매출 규모와 유동인구가 유사한 사실상 동일 상권이었지만, 과세 기준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 채 그대로 유지돼 온 것이다.

 

국세청이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하나의 상권으로 확인되자 해당 시장은 배제지역에서 제외됐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세부담을 떠안아야 했던 상인들은 간이과세 적용 대상이 됐다.

 

수도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확인됐다. 서울 송파의 가든파이브와 은평의 2001아울렛 등 한때 핵심 상권으로 꼽히던 대형 집단상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가는 과거 유동인구가 많고 소비가 활발하다는 이유로 간이과세 배제지역에 포함됐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온라인 소비 증가와 경기 침체 영향으로 상권이 빠르게 약화되면서 공실이 늘고 폐업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과거 기준이 유지되면서 입점 사업자들은 여전히 일반과세 부담을 지고 있었다. 실제로 일부 점포는 장기간 비어 있고, 상가 전체의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었지만 세제는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국세청은 유동인구 변화와 매출 규모, 공실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상권 쇠퇴가 확인된 집단상가를 배제지역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가든파이브와 2001아울렛 등 주요 상가 입점 영세사업자들도 간이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방 호텔 상권 역시 변화된 현실이 반영됐다. 과거 관광객 증가로 호황 지역으로 분류됐던 일부 호텔은 최근 관광객 감소와 경기 침체로 이용객이 급감했지만, 여전히 간이과세 배제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입점 음식점과 상점들은 매출이 크게 줄었음에도 높은 세부담을 유지해야 했다.

 

국세청은 매출 자료와 방문객 수, 지역 관광 동향 등을 분석한 결과 상권 침체가 뚜렷하다고 판단하고 해당 호텔들을 배제지역에서 제외했다. 특히 카드 결제 비중이 높아 매출 누락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처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수도권 집단상가, 지방 호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가 반영되면서 이번 개편은 ‘현장 중심 세정’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실제로 전체 배제지역 1,176곳 가운데 544곳이 정비되며, 최대 4만 명의 영세사업자가 간이과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이번 제도 개선과 함께 세무조사 유예, 납부기한 연장, 환급금 조기 지급 등 소상공인 지원책도 병행 추진한다. 매출 10억 원 미만 사업자는 정기 세무조사가 유예되고, 물가안정에 기여한 사업자는 최대 2년까지 조사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든파이브, 2001아울렛 등 수도권 주요 상가를 포함해 실제 상권 변화를 면밀히 반영했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한 과세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세율 조정이 아니라, “같은 상권인데 세금이 달랐다”는 현장의 문제 제기를 정책으로 연결한 사례로 평가된다. 상권 변화와 경기 상황을 반영한 세정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유사한 제도 개선도 이어질지 주목된다.